정혜인의 바른 말 바른 글 '바꼈다 /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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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의 바른 말 바른 글 '바꼈다 / 바뀌었다'

편집인 0 467 2023.04.05 11:50
다음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신호가 파란불로 (바꼈다 / 바뀌었다).”

정답: 바뀌었다

‘바뀌다’의 과거형 ‘바뀌었다’를 줄여서 ‘바꼈다’라고 쓴 글이 심심찮게 보이는데 ‘바뀌었다’를 ‘바꼈다’로 쓸 순 없습니다. ‘바껴서’도 ‘바뀌어서’로 써야 하고요.
‘가지었다’는 ‘가졌다’로 줄여 쓸 수 있지요. 이는 ‘ㅣ’ 뒤에 ‘- 어’가 와서 ‘ㅕ’로 줄 적에 준 대로 적는 경우입니다. ‘견디었다’를 ‘견뎠다’로, ‘다니었다’를 ‘다녔다’로 줄여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바뀌었다’는 동사 ‘바뀌다’의 어간 ‘바뀌-’에 ‘-었-’이 결합하여 활용한 형태인데 ‘바뀌었다’의 준말을 사용하려면 ‘ㅟ’와 ‘ㅓ’의 준말 형태를 표시할 수 있는 음운이 있어야겠죠. 그런데 이는 한글맞춤법 자모에 없는 글자입니다. 한글맞춤법 규정에도 ‘ㅟ’ 다음에 ‘어’가 올 때 줄여 쓸 수 있다는 규정이 없고요. 그러므로 ‘바뀌었다’의 준말은 표기할 수 없고, ‘바뀌었다’로만 쓸 수 있는 거랍니다.
‘사귀었다’도 ‘사겼다’로 줄여 쓸 수 없다는 것, 같이 기억해 두세요.

- 가방이 바뀌었네? (바꼈네 X)
- 친구와 책이 바뀌어서 다시 찾으러 갔다. (바껴서 X)

- 그 둘은 오래전부터 사귀었다. (사겼다 X)
- 그는 오랫동안 사귀었던 친구다. (사겼던 X)

_정혜인(교정교열 전문가)  sooin18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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