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진 가족의 귀농일기 제90화 절임배추 재도전기

마을 이야기

장효진 가족의 귀농일기 제90화 절임배추 재도전기

인간사랑지구사랑 0 468 2023.10.02 22:45

올해도 절임배추를 하기 위해서 여러 군데 밭을 임대해서 배추를 심었다.

남편은 원래 올해는 좀 적게 심겠다고 말은 했었지만, 욕심이 났나 보다. 얻은 밭만 해도 구이면 원광곡 마을, 이서면 홍도원 농장 옆, 그리고

구이저수지 둑 아래 농장 비닐하우스 옆 밭까지 무려 세 군데다.

남편은 여기저기 얻어 놓은 밭마다 트럭을 몰고 다니면서 일일이 배추 모종을 심었다.

마침 군 복무 중인 아들이 휴가를 나와 함께 도와줘 조금 수월하게 놉을 얻지 않고 셋이서 심었다.

 

작년 이야기로 넘어가 보면, 밭갈이가 늦는 바람에 김장철에 배추를 수확못한 쓰라린 경험이 있었다.

이서에 사는 어떤 형님이 옥수수를 수확한 밭에 트랙터로 로터리를 해 주기로 하셨는데, 하필 몸이 좋지 않아 보름이나 늦게야 로터리 작업을 한것이다. 결국 밭갈이가 늦어지는 바람에 배추 심는 작업도 늦어져, 김장철까지도 배추가 덜 자라서 우리는 거의 수확을 하지 못했었다.

그러고 나니, 남편은 그 형님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빨리 밭을 갈았더라면 이렇게 배추가 작아서 절임을 못할 지경은 안됐을 텐데.” 하고 말이다. 그렇게 며칠을 투덜거리던 남편은, 절임배추 시즌이 지나자 한 순간에 원망을 내려놓고는 덜 자란 배추를 모두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농장의 하우스 안과 저장고에 쌓아 둔 배추를 모두 쌈배추로 만들어 로컬푸드에 낼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전주 시내의 한 식당에서 김치를 300포기씩 담아 달라는 주문이 왔다. 그렇게 거래가 성사되어 저장해 놓은 배추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하늘이 도움을 주신 듯 기뻤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절대로 작년처럼 늦게 작목을 심지 않으려고, 우리는 그야말로 발버둥을 쳤다.

8월 초 무더위에 포토를 시작해서 8월 중순 경 처서를 전후해 배추 모종을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뜨거운 뙤약볕에 배추가 타들어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원광곡 밭은 두 번을 심어야 했다.

다행히 그 뒤로는 비가 자주 와서 잘 안착한 모습이다.

지난 겨울 겪었던 일을 되돌아보며 올 가을에는

배추들이 잘 자라서 절임배추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그래서 김장철에 속이 꽉찬 배추로 자라주기를, 나는 추석 보름달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장효진 기자

[이 게시물은 편집인님에 의해 2023-10-10 23:23:59 평화동에서 이동 됨]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