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수 기자의 클래식 음악 나눔(4) 사월의 사랑

칼럼

김강수 기자의 클래식 음악 나눔(4) 사월의 사랑

편집인 0 12 04.15 12:20
4월이 되었습니다. 여기저기 울긋불긋 꽃들이 만발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도 봄이 왔네요. 아름다운 시절 사랑의 음악을 들려드립니다.

슈만 – ‘미르테의 꽃’ 중에서 헌정
 
슈만과 클라라

슈만(1810-1856)이 18세 때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라이프찌히 법대에 진학했지만 그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명안 피아노선생님인 프리드리히 비크교수를 찾아가 배우게 됩니다. 비크의 딸 클라라는 이때 9살이었고 신동피아니스트로 불리며 연주여행을 하곤 했습니다.
 슈만이 25세,클라라는 16세, 둘은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러니 비크교수는 클라라에게서 슈만을 떼어놓으려 했습니다. 슈만을 미성년자를 꾀었다고 법정에 서게 했습니다.
 이러한 법정다툼은 클라라가 21살 성인이 됨으로써 끝나는데 아버지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헌정’은 슈만이 사랑하는 신부 클라라를 위해 결혼식 전날 헌정했다고 합니다. 미르테의 꽃은 은매화라고 하는데 꽃말은 사랑의 속삭임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나의 영혼 나의 심장 당신은 나의 기쁨 나의 고통
당신은 나의 세계 그 안에서 나는 살아가네
나의 하늘 당신 그 속으로 나는 날아가네
오 당신은 나의 무덤 그 안에 나는 나의 근심을 묻었소
당신의 나의 안식 당신은 마음의 평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건 나를 가치있게 만들고
당신의 시선은 나를 밝게 비추지요
당신은 나를 사랑스럽게 높혀 주지요
당신은 나의 선한 영혼, 나의 보다 나은 반쪽!
_바리톤 길병민 헌정

에릭 사티 – 당신을 원해요

 에릭사티(1866-1925)는 프랑스 클래식 음악계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그의 음악은 많은 음표를 쓰지 않고도 매력적이고 세련되었습니다. 그는 파리음악원을 중퇴하고 몽마르트 언덕의 카바레에서 평생 활동했어요. 그가 만난 연인은 수잔 발라동입니다. 수잔 발라동은 세잔 르노와르의 모델로 활동하다가 화가로 성장했었죠. 에릭사티는 그녀에게 청혼했지만 그녀는 거절했다고 해요. 6개월여 사랑을 나눴는데 그녀와 헤어진 에릭사티는 평생 독신으로 고독한 삶을 살았습니다. ‘당신을 원해요’는 그들이 연애하던 시기에 작곡되었답니다.

나는 당신의 고뇌를 이해해요 사랑하는 이여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따를 거예요
나를 당신의 연인으로 삼아주세요
현명함은 우리에게서 멀고 슬픔은 깊어질수록 나는 소중한 순간을 갈망해요
우리의 소중한 순간을
나는 당신을 원해요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나의 바람은 단 한 가지 당신 곁에 오직 당신 옆에서 나의 모든 생애를 보내는 것
나의 심장은 당신의 것이 되고 당신의 입술은 나의 것이 되고 당신의 몸은 나의 것이 되고 그리고 나의 몸은 당신의 몸이 될 것을
나는 원해요 그래요 나는 당신의 눈 속에서 봅니다 신성한 약속을
사랑에 빠진 당신의 심장은 나를 찾으로 올거예요
영원히 서로 얽혀 사랑의 꿈속에서 영혼을 나눌 거예요
_조수미 그대를 원해요

리스트 – 사랑의 꿈,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리스트

 리스트(1811-1886)가 신앙심과 배려심 지성이 넘쳤던 카롤리네를 만나면서 오랜 연주 여행을 청산하고 그녀와 함께 정착하게 되는데요. 카롤리네는 리스트와 결혼하기위해 카톨릭교구청에 남편과의 혼인무효를 허락받고자 하였으나 러시아왕정의 방해로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카롤리네와 리스트는 이별하게 되었지만 두 사람은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갔습니다. 카롤리네는 조용한 곳에서 글을 쓰며 지냈고 리스트는 수사의 신분으로 성직자의 길을 걸었어요. 카롤리네를 처음 만난 해에 시인 프리일리그라트의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의 시에 곡을 붙였습니다.그리고 나중에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사랑의 꿈’이라는 곡으로 발표했습니다.

오 사랑하라 그대가 사랑할 수 있는 한
오 사랑하라 그대가 사랑하고 싶은 한
시간이 오리라 그대가 무덤가에 서서 슬퍼할 시간이 찾아오리라
그리고 애써라 그대의 마음이 타오르도록
그리고 사랑을 품도록
그대의 마음을 향해 또 다른 마음이 사랑으로 따뜻하게 두근거리는 한
그리고 그대에게 자기 가슴을 열어놓은 자
오 그를 위해 그대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그리고 그를 항상 기쁘게 하라
그리고 그를 슬프게 하지 말라
      _임윤찬,  사랑의 꿈
    _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쇼팽이 20살 때 폴란드의 바르샤바는 독립을 위한 민중봉기가 일어나기 직전이었습니다. 혼란스러움을 벗어나고자 조국을 떠나기로 결심한 그는 1830년 10월11일 마지막 연주회를 열고 피아노 협주곡E단조를 초연했습니다.
협주곡을 작곡할 당시 쇼팽은 음악원 동창생인 글라드코프스카를 짝사랑하였습니다. 쇼팽은 그녀를 눈부시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별연주회 때 글라드코프스카도 특별히 출현해 노래를 불렀지만 쇼팽은 그녀에게 고백하지 않았답니다. 쇼팽이 죽은 후 나중 나중에 백발이 된 글라드코프스카는 쇼팽이 자기를 짝사랑하여 만든 곡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때는 전혀 몰랐었다고요.
  _루빈스타인 피아노협주곡1번

_김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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