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술, 안부

칼럼

<독자투고> 인술, 안부

편집인 0 82 04.03 19:42
인술(仁術) 

 우리 동네 S내과.
“그 정도는 나도 아파요.”“시원한 사이다나 한 잔 마셔요.”환자를 안심시켜준다.
의사의 제1덕목이다.내시경 검사 때에는 먼저 기도를 드린다. 하늘에 지혜를 구하는 겸손함.
그와 마주앉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베풀려고 애를 쓴다.

1년에 20일 정도 아프리카, 동남아에 의료 봉사를 나간다.
“쉽지 않은 일인데요!”
“사회로부터 받은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고 싶어서요.” 겸손함이 장로의사답다. 복지관 노인네들 칭찬이 자자하다.
 
안부(安否) 

 요즘 안부는 어떠하신가? 우리 너무 격조했지? 미안허이!

해 뜨면 일어나고, 해지면 자고, 앞집에서 콩 한 말, 뒷집에서 팥 한 말, 그럭저럭 살지.
할멈 잔소리, 자식 걱정, 손주 자랑, 하다 보니 80이 되었다네.
여보게! 짝사랑일랑 그만 허고, 늙은 몸이나 잘 챙기시게. 아프면 서러운 뱁이여. 아프지 마시게. 고뿔 조심허고.

볕 좋은 날은 산책하려고.학산 밑 교회당 옆 지나 저수지 옆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 들러 시 몇 편 읽었네.
찔레숲에 놀던 뱁새 한 마리, 저수지 물 한 모금 쪼아먹고 두리번 두리번, 한 모금 쪼아먹고 두리번 두리번, 포~롱~ 벚꽃 마실 간다.

퇴동굴재 벚꽃도 한창이겠지.어제는 팔십 기념사진 찍었네.아직 쓸만허이.이제 머리 염색 안 하기로 했네.내 모습 그대로 살으려고.
우리 구십 되면 손잡고 백발사진 한 방 남기세.

때 거르지 말고, 밥 잘 챙기시게. 뜨신 밥!
밥 잘 먹고, 잘 싸고, 잠 잘 자면 그게 보약이여.

“젊어서는 없어 못 먹고, 늙어지니 입맛 없어 못 먹고, 여기라도 와야 한 술 먹어.”
복지관 점심 시간 어느 할머니 넋두리라네.                          _이희천(우성신성A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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