沐浴齋戒목욕재계
  제사 등 신성한 일을 할 때 목욕해서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부정을 막는다
  [沐 머리감을 목, 浴 목욕할 욕, 齋 재계할 재, 戒 경계할 계]
<note>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이 있는 날과 그다음 날도 몹시 추웠다. 세찬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다가 눈이 오다가 싸라기를 뿌리다가... 날씨가 심란했다.

  수능 며칠 전에 교회에서는 신자들이 수험생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한다. 성당에서는 신부님이 수험생을 위해 고해성사 미사 안수기도와 축복의 말씀 등을 해준다. 수험생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자신감을 갖고서 수능시험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느 남매계에서는 해마다 11월 말 어느 주말에 다섯 부부가 모여서 화려한 합동 김장을 시작한다. 시골에 살고 있는 장남 부부가 봄부터 텃밭에 배추모를 사다 심고 가꾸는데 그 노고가 만만치 않다. 퇴비를 깔고 살충제를 뿌리고 밭을 갈아서 배추모를 심고 나서 잡초를 뽑고 벌레를 잡고 물을 주고 아침저녁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려줘야 한다. 한편 장녀는 연초에 새벽시장에 나가서 생새우를 사다가 젓을 담근다. 20여 갖가지 양념을 장만해야 하고 김장날 전에는 배추를 뽑아서 다듬고 적절히 간을 하는 과정을 거친다. 시골집 마당에 간이 김치공장이 설치되고서 드디어 각광받는 하루의 합동 김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봄여름가을 기나긴 보이지 않는 준비과정이 있었기에 합동 김장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 see the unseen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심안 상상력을 길러야 할 때이다. 제삿날 제사 지내는 정성도 중요하나 제사 일주일 전부터 목욕재계를 하고 제물을 장만해야 제삿날 조상님을 만날 수 있다. 먼저 비워야 나중에 채울 수 있다.